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프랑스의 언어 보호 정책
프랑스 국기프랑스지도

<출처 : 구글맵>

오늘날, 프랑스는 프랑스어를 공식어로 한다. 이를 1992년부터 프랑스 헌법 제2조에서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이다”라고 분명히 밝혀 두었다. 또한 “지역어들은 프랑스의 문화유산”(75조 1항)임을 함께 명시하였다.

프랑스어 정비

프랑스에는 16세기 때부터 ‘언어 정책’이 존재했다. 1539년 프랑소와 1세는 공문서 및 법률 문서에 성직자들이나 이해 가능하던 라틴어 대신 프랑스어의 사용을 강제하는 빌레르–코트레 칙령을 선포했다. 이후 1635년 리슐리외 추기경이 아카데미 프랑세즈(프랑스 한림원)를 설립하는데 “우리 언어(프랑스어)에 분명한 규칙을 부여하고, 순결하고 풍부한 표현력을 갖춘, 학문과 과학을 다룰 수 있는 언어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고 당시 불안정한 프랑스어를 왕국 전역에서 사용되는 공용어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어휘와 사전을 만들었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 시작하였고 언어에 전략적 기능을 부여 하고 언어를 왕국 통합의 도구로 삼았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이 지나도록 왕궁과 정치, 법률 등 몇 몇 분야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했고 그 외 지방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당시 언어는 지역적 소속감을 표현하는 상징 도구였다.

 

현대 언어 정책은 1960~70년대부터 살펴볼 수 있다. 프랑스어 관련 문제를 담당하는 최초의 기구는 “프랑스어 보호와 확대를 위한 고등 위원회”로 드골 정권 당시 총리였던 조르쥬 퐁피두가 1966년에 설립했다. 훗날 ‘프랑스어 고등 위원회’로 명칭이 바뀌었다.

프랑스어 사용법

프랑스어 고등위원회는 실생활의 국민언어사용을 대상으로 입법 활동을 수행하여 드디어 1975년 12월 31일 프랑스어 사용에 관한 첫 번째 법이 공표되었다. 광고와 게시물뿐만 아니라 언론 매체에서도 영어 단어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이 법은 20년 후 프랑스어 사용에 관한 1994년 8월 4일자 법으로 대체되었다. 이 새로운 법은 프랑스인들에게 시민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모든 정보를 프랑스어로 제공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은 프랑스어가 교육, 노동, 교류, 공공 서비스 분야의 언어이자 ‘프랑스어권 공동체를 구성하는’ 국가들 간의 주요한 매개어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법률 문서를 비롯해 노동 계약서, 직장인들이 필요한 각종 문서, 그리고 제품 안내서, 사용 설명서, 보증서 등 소비자 정보 관련 문서까지, 프랑스어가 사용되어야 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는 프랑스어로 진행하거나, 프랑스어로 발언하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제적인 조항으로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결국 1996년 7월 3일자 법령이 새로 공표되었다.


이 법령의 목표는 “프랑스어의 풍부화를 독려하고, 특히 경제 분야와 과학 연구, 기술, 법률 활동에 있어 프랑스어의 사용을 확대하고, 참조 가능한 새로운 단어와 표현들을 제안해 프랑스어의 보급을 확대하고, 프랑스어 사용권의 번영에 일조하고 다언어주의를 진흥시킨다.”고 정했다.


오늘날엔 명령 공표라는 형식도 사라졌고, 게재된 어휘들은 ‘공식 어휘’가 아닌 ‘권장 어휘’라 불리며, 강제와 금지가 아닌 제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세월이 흐르며 방어적이고 보호주의적인 인식에서, 법령이 분명히 암시하듯, 언어 및 언어들의 진흥에서 더욱 개방적인 관점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프랑스어를 지키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타 언어와 문화를 향해서 개방적인 태도를 표방한다.


프랑스인들이 프랑스어로 정보를 제공받고, 교육 받고, 서비스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는 프랑스어로 표현하고 프랑스어로 문서를 생산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경제와 과학분야 등 일반인들이 쓰게 될 그래서 일상어로 편입 가능한 프랑스어 어휘를 제공하기 위해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

조르쥬 퐁피두가 창립했던 ‘프랑스 고등 위원회’는 1984년에 자문 역할을 맡은 ‘자문 위원회’와 실무적 성격의 ‘프랑스어 사무총국’으 로 분리되었다. 이후 1989년, 자문 위원회는 프랑스어 고등 심의 위원회가 되었고, 프랑스어 사무총국은 프랑스어 총국이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총리 직속기관으로 출발한 프랑스어 총국은 1996년 이후 문화부로 소속이 변경되었고 2001년에 명칭을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으로 최종적으로 바꾸었다.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DGLFLF, Délégation générale à la langue française et aux langues de France)은 ‘프랑스어 사용과 보급’팀, ‘프랑스의 언어들’팀, ‘언어와 정보통신’팀, ‘대중의 의식 함양과 계몽’팀, ‘프랑스어 발전과 풍부화’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민들의 프랑스어권 보장, 언어능력 향상, 문맹 퇴치, 프랑스의 언어들 진흥, 프랑스어 풍부화, 언어 다양성 진흥과 국제적 차원의 프랑스어 진흥 활동 등을 수행한다.

프랑스어의 풍부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프랑스어의 풍부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이하 ‘장치’라고 씀)는 다양한 상황에서 프랑스 시민들에게 프랑스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를 보장하고,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문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며,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인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추진하는 언어 정책의 핵심 도구이다.


세계가 그러하듯 프랑스에도 예외 없이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빠른 속도와 엄청난 규모로 대부분 영미어로 된 불확실한 어휘로 된 새로운 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에 적응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동시에 프랑스어가 현대 사회의 모든 양상 새로운 현실을 제약과 모호함 없이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사회 구성원 모두 이해하고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프랑스어의 풍부화’ 정책을 펼친다. 이 정책은 집단적이고 장기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과학, 기술 분야의 어휘인 전문용어를 대상으로 ‘장치’를 통해 실행한다.

장치의 역사

이 장치는 1954년에 프랑스어 기술 용어 연구 위원회가 기업가들, 과학 아카데미 회원들 및 여타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민간 주도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들의 추동에 힘입어 1970년부터 공식적으로 모습을 갖추었고 언어의 풍부화 정책과 관련 법령은 1972년, 1983년, 그리고 1986년, 세 차례 공표되었다.


전체 활동은 각 정부 부처별로 마련되어 있는 전문용어 위원회에서 맡는다. 전문용어 위원회는 먼저 전문용어에서 새로 만들 필요가 있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차용 외래어를 찾아내 목록을 만들어 대체할 어휘를 제안한다. 그리고 새 어휘를 해당 부처 장관령으로 공표 하는데 1970년부터 1994년까지 4,000여개의 공식 단어가 이런 절차를 거쳐 발표되었다. 이후 1994년 8월 4일자 프랑스어 사용법이 공표되었다가 결국 완화되어 1996년 7월 3일자 법으로 수정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장치가 마련되었다.

장치의 구성

‘전문용어와 신조어 전문 위원회’, ‘전문용어와 신조어 총괄 위원회’, ‘아카데미 프랑세즈’,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


피라미드에 비유해 살펴보면 장치의 토대에는 각 정부 부처 소관 분야를 다루는 ‘전문용어와 신조어 전문 위원회’들이 있다. 각 위원회는 신조어 현황을 예의 주시하고 신조어를 생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 빈번히 등장하는 새로운 개념과 어휘를 살피고 과연 지속적으로 언어에 뿌리 내릴 것인지 판단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개념들을 정의하고 그 정의에 맞는 어휘를 목록으로 만들어 제안하다. 어휘 목록을 만들 때 프랑스 표준화 협회(AFNOR)나 캐나다, 퀘벡, 벨기에 등의 관련 프랑스어권 기관 네트워크로 외국 전문가 의견과 제안을 받고 실질적 도움을 받는다. 총리 직속의 ‘전문용어와 신조어 총괄위원회’가 장치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총괄 위원회는 전문 위원회가 제안한 어휘 목록을 검토한 뒤 ‘아카데미 프랑세즈’에 검토한 목록을 넘기는데, 선정된 어휘를 공표하고 매년 위원회와 장치 전반 활동을 정리하여 보고서를 발표한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총괄 위원회에서 제안한 단어와 정의들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는데 관보 게재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은 이 장치가 원활하게 역할을 수행하도록 전체 운영을 조율하는 임무를 맡는다.

어휘의 선정

어휘의 작업 방식은 어휘가 포함된 목록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다.


  • 선정된 어휘는 국제적인 전문용어 현황을 예의주시한 결과이다.
  • 검토 대상 어휘는 주제별로 취합해 분류한다.
  • 세 번째로, 행정 및 규제 관련 어휘가 있다.
  • 마지막으로, 장치의 주체나 일반 대중으로부터 요청이 있을 경우, 시의성 있는 현안이나 특수한 상황과 연관이 있는 어휘들을 그때그때 선정해 검토할 수 있다.

이때 지나치게 유행인 어휘나 뜻이 매우 불분명하여 정의를 내리기 곤란한 경우는 목록에서 제외한다.

보급

관보에 게재해 공표하는 것만이 아니다. 새로 제안하여 만든 신어가 언어생활 속에 뿌리내리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만큼 광범위한 보급을 위해 노력한다. 교육부는 관보 게재 외에 교육부 공보에 실어 교육계 종사자들에게 알린다. 전문용어 담당 고위 공무원이 소속 부처의 유관 부서에서 신어 보급에 관심가지도록 유도하고, 전문 위원회들과 총국도 각각 전문가들과 일반 대중에게 신어 목록을 보급하는 책임을 맡았다. 신어 보급을 위한 대중적인 창구로 인터넷을 이용하며 각 부처의 다양한 간행물이나 매체를 활용한다. 끝으로, 권장된 어휘는 협력 관계에 있는 프랑스어권 국가의 전문용어 데이터베이스들에 모두 저장하고, 이외 다른 여러 사이트에도 실리도록 한다.


출처: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 도서출판 피어나,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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