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우리말 환경의 변화

우리말 현실과 국어정책의 변화

갑오개혁 이후 120년을 돌아볼 때 한국어의 현실과 국어 정책의 변화는 크게 3개의 시기인 국어 건설기, 국어 순화기, 국어 관리기로 구분할 수 있다.


국어 건설기는 우리말 순서대로 한글과 한자를 이용하여 공문서를 작성토록 고종이 칙령을 발표한 1894년부터 한글전용정책이 추진되기 전인 1970년까지라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국어에 관한 자각이 싹터서 조선어학회 중심으로 한글 맞춤법 제정과 표준어 사정 등을 이루고 해방 뒤 사전과 문법 등 한국어의 어문 체계를 확립한 시기다. 국어의 틀을 잡기 위해 민간과 국가가 서로 협력하거나 때로는 대립하면서 국가 주도의 어문 규범을 정립하였다.


국어 순화기는 1970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로 국가 주도의 국어 정책이 정점에 이른 때이다. 박정희 정부는 민족 자긍심을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 것처럼 국어로 민족 정체성을 구현하려 했다. 그래서 초중등 교과서에서 한자를 빼고 각종 일본식 한자 어와 외국어를 순화하여 공적 영역뿐만 아니라 국민의 일상 언어생활에서도 순화한 말을 통용하게 강제하였다.

옛날교과서

<옛날 교과서>

현제교과서

<현재 교과서>

국어 관리기는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로 국가 주도의 국어 정책이 힘을 잃고 국어 정책을 이끌어내는 힘이 언중에게 넘어가게 된다.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경쟁 격화 등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변화와 함께 국어환경 또한 커다란 변화를 겪으며 일어난 현상이다. 또한 어문 규범이라는 테두리를 넘어 국어 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가 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는데,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말 사용에 대한 국민의 권리나 언어의 품격 등과 같은 것들이다.


국어 건설기와 순화기의 시기에는 한자의 영향력이 강했다면 국어 관리기 때에는 세계화와 더불어 영어의 영향력이 한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언어환경의 변화

우리 민족은 1945년 일본 제국주의에서 해방된 뒤 대한민국이라는 근대 국가를 세우고 말과 글을 일치시키는 언문일치를 목표로 하여 한국어의 정비에 힘써왔다. 이 노력은 1980년대 말에 이르러 1989년 표준어 및 맞춤법 개정과 일간신문의 한글화로 일단락된다. 특히 일간 신문의 한글화는 해방 이후 그리고 교과서 한글 전용 이후에도 한글이 주류 통용 문자 대접을 받지 못하던 상황을 바꿔놓는 전환점이 되었다. 1988년 스포츠서울과 한겨레신문에서 한글 전용을 시작한 뒤 10여 년에 걸쳐 모든 일간 신문이 한글 전용으로 바뀌었다. 이는 가히 문자혁명이라고 할 만하며, 정부 주도의 한국어 정비가 민간 차원에서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문의 한글화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출범식 전경2
한글날 행사 사진

그러나 한국어 정비가 마무리되던 1980년대 말, 사회에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는 바람에 어문 규범의 강제력은 급속히 약해 졌다. 1980년대 중반까지 국어는 바른 말로 대표되는 규범과 우리 것으로 대표되는 민족 정체성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1987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우리 사회에서 권위주의 정치체제가 사라지고 곧이어 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이 휩쓸면서 이런 기조가 바뀌었다. 

개인의 권리, 자유주의 등이 사회 전면에 떠오르면서 규범 적용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국어가 향유의 대상으로 즉 말을 가지고 놀거나 말을 이용하여 무엇을 얻거나 하는 문제로 바뀌었다. 국어 환경의 질이 달라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생긴 부정적인 결과들이 오늘날의 말 문화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병리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겨레신문에서 한글 전용을 시작한 뒤 10여 년에 걸쳐 모든 일간 신문이 한글 전용으로 바뀌었다. 이는 가히 문자혁명이라고 할 만 하며, 정부 주도의 한국어 정비가 민간 차원에서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공문서 등 공공언어는 소통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는 어려운 말과 외국어가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정치, 언론, 인터넷 등의 말 문화는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키우는 막말과 폭력적인 언어로 채워지고, 청소년의 습관적인 욕설과 외계어 남발은 기성세대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한마디로 언어 윤리에 관한 우리 사회의 기준이 모두 무너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 말부터 10여 년에 걸쳐 일어나 자유화, 세계화, 정보화, 경쟁 격화라는 사회 변화가 우리말 환경에 반영된 결과다. 힘이 센 자, 영어를 잘하는 자, 목소리를 높이는 자가 제멋대로 말하는 문화가 강해지면서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말 문화가 힘을 잃었다. 그러나 2010년 무렵부터 국어시민운동이 부활하고 정부의 관심이 커지면서 새로운 말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각성이 높아가고 있다. 쉬운 말, 바른 말, 품격있는 말을 목표로 삼는 범국민적인 운동이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첫해인 2013년 12월에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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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서은아,김형주